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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퍼펙트 데이(2015) 후기 — 전쟁터에서 밧줄 하나를 찾아다닌 하루 영화 포스터

어 퍼펙트 데이 (2015)

전쟁터에서 밧줄 하나를 찾아다닌 하루

★★★★★ ★★★★★ 4.5

by 10days1movie · 작성 2026-06-15

구분 영화
감독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출연 베니치오 델 토로, 팀 로빈스, 올가 쿠릴렌코
개봉/공개 2015
장르 코미디, 드라마, 전쟁
러닝타임 106분

전쟁 영화라고 하면 대개 전투나 영웅 서사를 떠올린다. 어 퍼펙트 데이는 그 반대편에 있다. 1990년대 발칸 반도 분쟁 지역에서 인도주의 구호 활동을 하는 팀이 우물에 빠진 시체를 끄집어내기 위해 밧줄 하나를 찾아다니는 하루를 담은 영화다. 비극적인 상황을 블랙 코미디의 톤으로 다루는 이 선택이 처음에는 낯설지만, 결국 가장 정직한 방식임을 납득하게 된다. 별점은 ★4.5.

어떤 영화인가 — 밧줄 하나를 찾는 하루

인도주의 단체 소속 구호 활동가 맘브루(베니치오 델 토로)와 B(팀 로빈스)는 시체가 우물에 빠져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시체를 꺼내야 하는데 밧줄이 없다. 밧줄을 구하러 다니는 하루 동안, 이들은 전쟁으로 갈라진 지역 주민들, UN 관료주의, 신입 활동가 소피(멜라니 티에리), 그리고 맘브루의 전 연인이자 UN 소속 카티아(올가 쿠릴렌코)와 부딪히며 하루를 보낸다.

구호대원들이 원을 이루어 아래를 내려다보는 장면, 어 퍼펙트 데이

연출 — 전쟁을 블랙 코미디로 감싸다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감독은 폴라 파코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실제 분쟁 지역 구호 활동의 경험에서 끌어온 현실감을 토대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그 무게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파괴된 마을, 검문소를 지키는 무장 병사들, 적대적인 분위기, 그리고 아이들의 눈빛 같은 것들이 배경으로 스며들어 있다.

블랙 코미디 톤은 방어 기제처럼 작동한다. 시스템의 비합리성, 관료적 장벽, 상황의 황당함을 웃음으로 처리하지만 그 웃음이 편하지 않다. 웃으면서도 무언가가 마음에 걸린다. 이것이 이 영화의 핵심적인 감정이다.

연기 — 델 토로와 로빈스의 케미

베니치오 델 토로는 맘브루를 지치고 냉소적이지만 여전히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으로 만든다. 과장 없이, 수십 년간 이런 현장에 있었던 사람의 체념과 의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팀 로빈스의 B는 그 반대편에 있다. 상황을 낙관적으로, 때로는 불필요하게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인물인데, 이 유쾌함 뒤에 무엇이 있는지를 조금씩 보여준다.

두 배우의 케미는 이 영화를 끌고 가는 주된 힘이다. 대사 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들에서도 두 사람이 오랫동안 이 현장을 함께한 사람들임이 느껴진다.

구호 차량 안에서 현지 소년과 함께 이동하는 팀원들, 어 퍼펙트 데이

영화가 말하는 것 —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

어 퍼펙트 데이가 말하는 것은 인도주의 활동의 한계와 그럼에도 불구한 이유다. 밧줄 하나를 구하는 일이 이렇게까지 복잡하고 소모적이어야 하는가. 한쪽이 밧줄을 주면 다른 쪽이 빼앗아가고, 시스템은 현장보다 절차를 앞세운다. 영화는 이 구조의 부조리를 유머로 포장하지만, 그 포장지 아래는 상당히 어둡다.

그럼에도 캐릭터들은 다음 날 또 나온다. 작은 성공이 있고, 작은 실패가 있고, 의미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무의미한 것 같기도 한 하루가 반복된다. 이 반복 속에서도 계속하는 것, 그게 이 영화가 바라보는 인도주의 활동의 현실이다.

평점과 평가

어 퍼펙트 데이는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될 때 좋은 반응을 얻었다. TMDB 평점은 6.7이고, IMDb에서는 6.8을 기록한다. 로튼토마토 신선도는 70%다.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진 영화는 아니지만, 이 분야 영화들 중에서 독특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평가받는다. 직접 현장 경험을 가진 구호 단체 종사자들로부터 현실감을 인정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맘브루와 B가 어두운 창고에서 다음 행동을 의논하는 장면, 어 퍼펙트 데이

아쉬운 점

카티아와 맘브루의 전 관계 서사가 영화 중반에 다소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부분이 영화 전체의 흐름에서 살짝 어긋난다. 두 인물의 감정적 해소가 충분히 설득력 있게 처리되지 않아 로맨스 서브플롯이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진다. 또 결말이 열려 있는 방식으로 처리되는데, 어떤 관객에게는 여운으로 남겠지만 명확한 마무리를 원하는 이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

총평

어 퍼펙트 데이는 전쟁과 인도주의를 다루면서 영웅도 악인도 없이 현장의 복잡함을 정직하게 담는다. 웃기면서도 씁쓸하고, 가볍게 시작해서 무겁게 남는 영화다. 베니치오 델 토로와 팀 로빈스의 조합이 만드는 화학반응이 영화를 보는 내내 즐거운 이유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영화지만, 알게 된다면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다. 별점은 ★4.5.

이런 분께 추천

  • 전투 없는 전쟁 영화, 즉 분쟁의 주변을 다루는 드라마를 찾는 분
  • 베니치오 델 토로나 팀 로빈스의 팬
  • 블랙 코미디와 인간 드라마가 결합된 영화를 좋아하는 분
  • 인도주의 활동에 관심이 있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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