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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2019) 후기 — 세상에 짓밟힌 한 남자의 변주곡 영화 포스터

조커 (2019)

세상에 짓밟힌 한 남자의 변주곡

★★★★★ ★★★★★ 4.0

by 10days1movie · 작성 2026-08-26

구분 영화
감독 토드 필립스
출연 호아킨 피닉스, 로버트 드 니로, 재지 비츠
개봉/공개 2019
장르 범죄, 스릴러, 드라마
러닝타임 122분

이 영화의 제목은 조커지만, 슈퍼빌런 기원담을 기대하면 방향이 어긋난다. 《조커》는 아서 플렉이라는 한 남자가 사회의 모든 곳에서 거부당하며 무너져가는 과정을 담은 비극이다. 코믹스 원작과의 연결고리는 최소화하고, 마틴 스코세이지 류의 1970~80년대 뉴욕 사회 드라마에 더 가깝다. 별점 ★4.0.

어떤 영화인가 — 무너져가는 한 남자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어머니와 둘이 사는 코미디언 지망생이다. 감정 조절이 어렵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통제 불능으로 웃음이 터지는 신경학적 질환을 가지고 있다. 직장도 잃고, 사람들에게 학대를 당하고, 아끼던 것들마저 사라지면서 아서는 ‘조커’라는 인격으로 변해간다. 1981년 고담시를 배경으로 하며, 빈부 격차와 사회 붕괴의 분위기가 짙게 깔려있다.

아서 플렉이 거울 앞에서 분장을 하는 장면, 조커 스틸컷

연출 — 스코세이지에 바친 오마주

토드 필립스는 이 영화를 스코세이지의 《택시 드라이버》와 《킹 오브 코미디》에 대한 오마주로 구성했다. 도시의 쓰레기와 불빛, 고독한 주인공의 1인칭 내레이션에 가까운 시점. 아서가 계단을 내려가며 춤을 추는 장면은 변화의 순간을 표현한 최근 몇 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시퀀스 중 하나다. 필리페 라우드의 첼로 음악이 영화 전체의 음색을 결정한다.

연기 — 몸으로 살아낸 호아킨 피닉스

호아킨 피닉스는 이 역할을 위해 23kg을 감량했고, 그 신체적 헌신이 아서의 정신적 취약함과 맞닿아 있다. 웃어야 할 때 우는 인물, 울어야 할 때 웃는 인물의 모순을 피닉스는 완전히 살아낸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은 당연한 결과였다.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하는 토크쇼 진행자 머레이 프랭클린은 분량이 많지 않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조커로 변모한 아서가 지하철에서 무리와 마주치는 장면, 조커 스틸컷

영화가 말하는 것 — 사회가 만든 비극

이 영화는 사회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복지 삭감, 의료 시스템의 실패, 빈부 격차, 미디어의 소비 방식이 아서를 만들었다. 영화가 조커에 대한 동정이나 찬양을 의도하지는 않지만, 그가 왜 그렇게 됐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그 이해 가능성이 영화를 불편하게 만드는 동시에 강력하게 만든다.

평점과 평가

IMDb 평점은 8.3점이다. 로튼토마토 신선도는 68%로 평단과 관객 반응이 크게 갈리는 영화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호아킨 피닉스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거의 모든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사회적 폭력에 대한 우려로 논란도 있었다.

계단에서 조커의 춤 장면, 조커 스틸컷

아쉬운 점

코믹스의 조커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 아서가 실제로 조커인지, 아니면 망상 속의 이야기인지 모호한 부분이 있어 일부 관객에게는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후반부의 폭력 장면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많다. 영화가 폭력적 인물에게 지나친 공감을 부여한다는 비판이 개봉 당시 꽤 강하게 제기됐다. 사회적 패배자가 폭력을 통해 아이콘이 되는 서사가 현실의 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였는데, 이 지점은 지금도 논쟁적이다. 영화 안의 폭동 씬은 다소 논리적으로 비약이 있고, 아서의 행동이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사회 현상이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고담이라는 배경이 사실상 1980년대 뉴욕과 동일하기 때문에, DC 세계관과의 연결이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총평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 하나만으로도 영화사에 남을 작품이다.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예상치 못한 깊이의 사회 드라마를 끌어낸 작품으로, 처음 본 뒤에도 한동안 마음에 남는다. 아서 플렉이라는 인물에게 느끼는 것이 동정인지, 공포인지, 분노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강점이다. 단순한 악당 기원담이었다면 그 혼란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가 아서를 이해 가능한 인물로 만드는 동시에, 그의 선택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도 동시에 보여주는 균형이 예상보다 정교하다. 베니스 황금사자상과 수많은 남우주연상 수상이 빈말이 아님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호아킨 피닉스를 배우로서 처음 진지하게 보게 된 작품으로 기억하는 관객이 많을 것이다.

이런 분께 추천

  • 호아킨 피닉스의 극한 연기를 경험하고 싶은 분
  • 빌런의 기원담이 아닌 사회 비판적 드라마를 원하는 분
  • DC 코믹스와 상관없이 독립 영화처럼 보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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