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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1994) 후기 — 청부 살인자의 집에 들어온 12살 소녀 영화 포스터

레옹 (1994)

청부 살인자의 집에 들어온 12살 소녀

★★★★★ ★★★★★ 4.5

by 10days1movie · 작성 2026-07-02

구분 영화
감독 뤽 베송
출연 장 르노, 나탈리 포트만, 게리 올드만
개봉/공개 1994
장르 범죄, 드라마, 액션
러닝타임 111분

뤽 베송이 이 영화 하나를 찍고 다른 영화를 하나도 안 만들었다 해도, 그의 이름은 영화사에 남을 것이다. 레옹은 1994년작인데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다. 오히려 세월이 지나면서 이 영화가 가진 독특한 분위기의 희귀성이 더 또렷해진다. 청부 살인자 레옹(장 르노)과 가족을 잃고 그에게 몸을 의탁한 12살 소녀 마틸다(나탈리 포트만). 이 조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웠는데, 뤽 베송은 거기서 인류 보편의 감정을 끌어냈다. 별점은 ★4.5. 처음 보는 사람에게 강하게 추천할 수 있는, 그리고 다시 봐도 좋은 영화다.

어떤 영화인가 — 킬러와 소녀의 동거

뉴욕 어퍼웨스트사이드의 한 아파트. 레옹(장 르노)은 감정 없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직업인 킬러지만, 혼자 조용히 우유를 마시고 화분에 물을 주는 삶을 산다. 그의 옆집에 사는 12살 마틸다(나탈리 포트만)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어느 날 마약 담당 경찰관 스탠스필드(게리 올드만)에 의해 가족 모두가 살해당한다. 오직 마틸다만이 살아남아 레옹의 문을 두드린다. 레옹은 그녀를 들이고, 두 사람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레옹이 마틸다에게 총 쏘는 자세를 가르치며 복도에 나란히 서 있는 장면, 레옹 스틸컷

연출 — 액션과 따뜻함의 대비

뤽 베송의 연출은 뉴욕의 거리를 무대로 한 액션과 아파트 안의 심리적 공간을 오가는 데 균형이 좋다. 레옹이 일을 하는 장면들은 빠르고 효율적이며, 마틸다와 함께 있는 장면들은 의외로 조용하고 따뜻하다. 그 대비가 두 세계의 충돌을 보여준다. 게리 올드만이 연기하는 스탠스필드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과장되고 위험하며, 그 불안정함이 영화의 위협을 현실적으로 만든다.

연기 — 데뷔작의 나탈리 포트만

나탈리 포트만의 데뷔작이다. 당시 13살이었던 그녀는 분노, 슬픔, 나이에 맞지 않는 도발적 행동을 동시에 연기하면서 데뷔부터 특별한 존재임을 증명했다. 마틸다가 어떤 상황에서도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는 고집이 역설적으로 더 슬프게 읽히는 건 포트만의 연기 덕분이다. 장 르노는 말이 거의 없는 레옹을 통해 감정 표현의 범위가 얼마나 넓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우유 한 컵을 마시는 방식만으로도 이 인물의 외로움이 전달된다.

마틸다 역의 나탈리 포트만이 빨간 베레모와 선글라스를 쓰고 총을 들고 있는 장면, 레옹 스틸컷

영화가 말하는 것 — 속할 곳 없는 두 사람

레옹은 속할 곳을 찾지 못한 두 사람의 이야기다. 레옹은 살인 외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고, 마틸다는 세상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않았던 아이다. 이 둘이 만나 처음으로 서로의 존재에서 안정을 찾는 과정이 영화의 핵심이다. 레옹이 마틸다에게 읽고 쓰는 것을 가르치고, 마틸다는 레옹에게 인간의 감정을 돌려준다. 두 사람의 관계를 어떤 시선으로 읽느냐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 있고, 뤽 베송이 의도적으로 그 경계를 모호하게 두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그 복잡함이 이 영화를 오랫동안 이야기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점과 평가

TMDB 평점은 8.3점이다. IMDb 평점은 8.5이며, 로튼토마토 신선도는 76%로 전문가보다 관객의 평가가 더 높다. 개봉 당시 미국에서는 감독판과 편집판이 다르게 개봉됐으며, 감독판에는 마틸다의 감정이 더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장면들이 포함돼 논란이 있었다. 뤽 베송의 필모그래피에서 예술적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아쉬운 점

레옹과 마틸다의 관계에서 감독이 허용하는 모호함이 일부 관객에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감독판에서 더 두드러지는 이 부분은 영화의 가장 논쟁적인 요소이며, 지금 기준으로 보면 재고의 여지가 있다. 이 점을 영화의 의도적인 복잡성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문제로 볼 것인지는 관객 각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총평

레옹은 장르를 넘나드는 영화다. 액션 영화이지만 가장 강렬한 것은 총격전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영화를 보거나 밥을 먹는 장면들이다. 장 르노와 나탈리 포트만의 케미스트리는 1994년이나 지금이나 독보적이고, 게리 올드만의 빌런은 잊기 어렵다.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지금 당장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런 분께 추천

  • 기묘하고 복잡한 인물 관계를 담은 영화를 좋아하는 분
  • 장 르노, 나탈리 포트만, 게리 올드만의 연기를 원하는 분
  • 액션과 드라마가 균형 잡힌 뤽 베송의 대표작을 찾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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