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키 블라인더스 시즌 1 (2013)
버밍엄의 어둠 속에서 피어난 야망
by 10days1movie · 작성 2026-07-18
| 구분 | 시리즈 |
|---|---|
| 감독 | 오토 바서스트, 톰 하퍼 |
| 출연 | 킬리언 머피, 폴 앤더슨, 헬렌 맥크로리 |
| 개봉/공개 | 2013 |
| 장르 | 드라마, 범죄 |
| 러닝타임 | 60분 |
1920년대 영국 버밍엄. 잿빛 공장 연기와 좁은 골목, 그 사이를 챙 잘린 모자를 눌러쓴 남자들이 활보한다. BBC가 2013년 선보인 피키 블라인더스는 1차 대전 직후 영국 갱스터 집단 셸비 가문의 부상을 그린 범죄 드라마다. 시즌 1은 총 6부작으로, 전쟁 후 돌아온 토미 셸비가 가문을 영국 북부 최강 조직으로 키우는 과정을 따라간다.
어떤 작품인가 — 전쟁에서 돌아온 셸비 가문
토미 셸비(킬리언 머피)는 1차 대전에서 살아 돌아온 뒤 냉혹한 현실주의자로 변해 있다. 그는 버밍엄의 작은 갱단 피키 블라인더스를 이끌며 도박장과 경마 사업을 손에 넣으려 한다. 그러던 중 아일랜드 왕립경찰 경감 체스터 캠벨(샘 닐)이 러시아제 무기 행방을 추적하며 버밍엄에 들이닥치고, 토미는 뜻밖의 음모 한복판에 서게 된다. 드라마는 계급, 전쟁의 상처, 이민자 공동체의 생존 욕구를 조밀하게 엮어낸다.

연출 — 침묵과 현대 음악의 미학
오토 바서스트가 연출을 맡은 첫 에피소드는 단숨에 드라마의 톤을 확정한다. 역광과 짙은 그림자로 뒤덮인 공장 지구, 흙먼지가 부유하는 경마장, 촛불 하나로 밝혀진 실내. 카메라는 과도한 움직임 없이 인물의 얼굴과 시선에 집중하면서, 말보다 침묵으로 더 많은 것을 전달한다. 현대 밴드 닉 케이브와 아케이드 파이어의 음악이 시대극에 붙어 있다는 점이 처음엔 낯설지만, 오히려 이 선택이 드라마의 개성을 만든다. 장르의 공식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미학을 구축하는 드라마라는 인상이 초반부터 강하게 온다.
연기와 캐릭터 — 킬리언 머피의 눈빛 연기
킬리언 머피의 토미 셸비는 이 드라마의 중심이자 전부다. 창백한 얼굴, 절제된 몸짓, 눈빛 하나로 수십 개의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는 매 에피소드마다 압도적이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속에 묻고 냉정하게 전진하는 인물인데, 그 균열이 짧은 순간 틈을 보이는 장면들이 극 전체를 살린다. 헬렌 맥크로리가 연기하는 폴리 그레이, 셸비 가문의 실질적 안주인도 인상적이다. 화려한 악당이 아니라 묵직한 생존자의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로, 토미와 대비를 이루며 드라마의 균형을 잡는다.

작품이 말하는 것 — 전쟁 후유증과 가족의 족쇄
피키 블라인더스가 단순한 갱스터 드라마 이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전쟁 후유증을 전면에 놓기 때문이다. 토미를 비롯한 셸비 형제들은 모두 전쟁에서 돌아왔고, 각자의 방식으로 그 무게를 지고 살아간다. 1920년대 계급 사회의 틈새에서 아일랜드계 집시 혈통의 가문이 권력을 향해 올라가는 이야기는, 영국 근현대사의 특정 층위를 건드린다. 법 바깥에서 살아남는 방식, 충성과 배신, 가족이라는 이름의 족쇄가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다.
평점과 평가
IMDb 평점은 10점 만점에 8.7점으로 범죄 드라마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영국 BAFTA를 포함한 다수의 시상식에서 후보에 올랐으며, 킬리언 머피는 시리즈 전체에 걸쳐 골든글로브 후보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다. 비평가들은 특히 시각적 스타일과 주연 연기를 높이 평가했고, 시즌 1이 이후 시리즈의 완성도를 위한 확실한 토대를 다졌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아쉬운 점
6부작이라는 짧은 분량이 오히려 아쉽다. 충분히 탐구될 수 있는 조연들, 특히 셸비 형제들 각자의 이야기가 살짝 눌려 있다. 인물 관계망이 촘촘하게 짜여 있는 만큼 초반 2~3화는 누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데 다소 집중력이 필요하다. 시대극 특유의 영국식 억양과 슬랭이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에게는 자막 없이 따라가기 버거울 수 있다.
총평
피키 블라인더스 시즌 1은 첫 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일관된 스타일과 밀도를 유지하는 드라마다. 킬리언 머피라는 배우가 없었다면 이 드라마가 이만큼의 설득력을 가졌을까 싶을 만큼, 그의 연기가 전부를 이끈다. 6부작이 끝났을 때 더 보고 싶다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생긴다면, 그것으로 시즌 1의 역할은 충분히 해낸 것이다. 별점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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