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파트 1 (2022)
차갑게 준비한 복수의 서막
by 10days1movie · 작성 2026-07-20
| 구분 | 시리즈 |
|---|---|
| 감독 | 안길호 |
| 출연 |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
| 개봉/공개 | 2022 |
| 장르 | 드라마 |
| 러닝타임 | 60분 |
학교폭력 피해자가 18년을 준비해 복수에 나선다는 설정은 자극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더 글로리는 그 복수를 뜨겁게 보여주는 대신 차갑게, 천천히, 체스판 위의 말을 배치하듯 전개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2022년 12월 공개된 파트 1은 총 8화로 구성된다. 극작가 김은숙이 집필했으며 그의 이전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톤과 결의를 보여준다.
어떤 작품인가 — 18년을 준비한 복수의 첫 수
문동은(송혜교)은 학창 시절 극심한 학교폭력에 시달렸다. 가해자들은 아무런 처벌 없이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성인이 된 동은은 가해자들과 같은 동네에 자리를 잡고, 한 명씩 무너뜨릴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파트 1은 동은이 가해자 그룹에 근접하고, 주여정(이도현)이라는 예상치 못한 조력자를 만나며, 복수의 첫 수를 놓는 과정을 담는다. 클리프행어로 끝나는 구조라 파트 2와 연결해 봐야 완결감을 얻을 수 있다.

연출 — 억제로 더 오래 남는 차가운 톤
안길호 감독은 드라마 전반에 걸쳐 차가운 톤을 유지한다. 빠른 복수나 통쾌한 장면 없이, 주인공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정밀하게 계획을 세우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색감은 푸르스름하게 가라앉아 있고, 음악은 긴장을 쌓으면서도 감정을 과하게 자극하지 않는다. 감정이 폭발하는 대신 억제되는 장면들이 오히려 더 오래 남는다. 플래시백으로 삽입되는 학교폭력 장면들은 직접적이고 불편하게 연출되어, 사건의 무게를 희석하지 않는다.
연기와 캐릭터 — 송혜교의 가장 다른 얼굴
송혜교는 이 드라마에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가장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분노를 18년 동안 속으로 눌러 담은 인물, 매 순간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내면의 불이 꺼지지 않은 동은을 설득력 있게 연기한다. 임지연이 연기하는 가해자 박연진은 이 드라마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캐릭터다. 악인을 악인답게 그리되, 사회적 겉모습과 내면의 공허함 사이의 간극을 정확하게 표현한다. 염혜란의 강현남도 짧은 등장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작품이 말하는 것 — 피해자가 치르는 복수의 비용
더 글로리가 말하는 것은 복수의 통쾌함이 아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지, 그 삶 자체가 얼마나 고단한지를 보여준다. 복수를 위해 18년을 살아온 동은에게 남은 것이 복수 그 자체밖에 없다는 설정은, 피해자가 치러야 하는 비용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보호받고, 피해자들이 어떻게 고립되는지에 대한 냉정한 관찰도 드라마 전반에 깔려 있다.
평점과 평가
IMDb 평점은 8.2로 높은 편이며, 넷플릭스 출시 직후 전 세계 한국 드라마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임지연은 이 드라마로 국내외 시상식에서 조연상을 다수 수상하며 배우로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아쉬운 점
파트 1 단독으로는 완결이 아니다. 8화 내내 복수의 준비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실제로 복수가 시작되는 시점이 파트 2라는 걸 알게 된다. 이 구조 자체는 의도된 것이지만, 단독으로 봤을 때 카타르시스 없이 끝난다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또한 일부 조연 캐릭터들의 설정이 다소 도식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총평
더 글로리 파트 1은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를 자극적 소비 없이 다루는 방식, 그리고 송혜교와 임지연의 연기로 기억되는 드라마다. 파트 2를 연속으로 볼 것을 권한다. 두 파트를 합쳐야 비로소 더 글로리가 완성된다. 바둑이라는 소재가 동은과 가해자들 사이의 전략적 관계를 상징하는 방식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 중 하나다. 말 하나를 놓는 데 18년이 걸렸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이 드라마의 톤을 집약한다. 별점은 ★4.0.
이런 분께 추천
- 복수 서사를 좋아하되 감정적 폭발보다 전략적 냉정함을 선호하는 분
- 송혜교의 변신 연기에 관심 있는 분
- 한국 사회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드라마를 찾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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